
구룡포 일본가옥거리에서 느끼는 시간 여행
장마가 끝나고 햇살이 강렬하게 내리쬐던 어느 여름날, 나는 포항의 숨은 보석 같은 구룡포를 찾아갔다. 바다와 함께 펼쳐진 작은 항구 마을에서 일본 가옥들이 늘어선 골목길을 걷는 순간, 과거로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입장료가 없어서 주차도 편리했다. 포항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구룡포에 도착하면 바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놓고 걷기만 하면 된다. 대로변을 건너야 하는데, 신호등이 점멸이라 조금 기다려야 했지만 그 긴장감도 여행의 한 부분이었다.
골목은 사람들로 북적였으며, 일본식 목조 가옥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 때 건립된 마을이라서 당시의 어업 기술과 자본이 결합해 큰 항구가 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거리 앞에 놓인 안내도를 보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일본 가옥에서 벗어나서도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구룡포는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운 곳만은 아니다. 과메기와 대게, 물회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로 미식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날 밤에는 현지 식당에서 바다의 향을 가득 담은 전복찜에 빠져 보았다.
나는 이곳이 포항 가볼만한 곳 중에서도 가장 감성적인 장소라 느꼈다. 드라마 속 장면과 현실이 뒤섞인 듯, 시간 흐름이 잠시 멈춘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동백꽃 필 무렵 돌계단에서 바라본 파란 하늘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자주 찾았던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계단은 구룡포 항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였다.
이 날은 하늘이 맑고 뭉게구름도 적당히 떠 있었다. 바람에 실려오는 해산물 향과 파도 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여유로운 순간을 선사했다.
사진 찍는 이들이 많아 조금 붐비기도 했지만, 그분들도 자연스러운 풍경 속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뒤를 따라 작은 카메라로 사진을 남겼다.
돌계단 꼭대기에서는 포항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장관이 펼쳐졌다. 낮과 밤의 색채 차이가 뚜렷해,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도 방문할 가치가 있다.
그때 느낀 것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는 점이다. 그곳에서 한 번이라도 눈을 감으면 바다의 파장과 함께 추억이 흐르는 듯했다.
구룡포 마을 전경에 어우러진 아홉마리 용
해변가 언덕 위에는 아홉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놓여 있다. 이 이야기는 지역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언덕을 따라 걷다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파도가 어우러져 마치 신비로운 풍경처럼 느껴진다. 용 조각은 구체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의 벽화길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감성 넘치는 장면들을 즐길 수 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한 색채가 인상적이다.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그때 등장했던 풍경과 유사하게 보인다. 예전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면 마음까지 가라앉는다.
포항 스페이스워크의 독특한 체험
영일대 해수욕장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포항 스페이스 워크는 333미터 길이의 철구조물이다. 도보로 정상까지 올라가면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총 717개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코스이며, 특히 강풍이나 비가 올 때는 출입이 제한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조용한 풍경과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힐링한다.
포항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곳은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해가 지고 나면 해변의 부드러운 파도가 스페이스 워크 주변을 감싸는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밤하늘 아래에서 별빛과 바람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호미곶에서 경험하는 일출과 상생의 손
포항 호미곶은 국내 유명한 해맞이 명소이다. 매년 새해 첫날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 새로운 시작을 기원한다.
공원 주변에 나무 데크와 해변 탐방로가 있어 바다를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상생의 손이라는 조형물이 유명하며, 일출 때 그 위에서 떠오르는 빛이 인상적이다.
여름철에는 비해도 선선하지만, 겨울이면 해돋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로 붐비기도 한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이 최적이다.
호미곶은 단순히 일출 명소만 아니라, 포항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이며 여행자들의 추억에 남는 곳이다. 그때마다 새로운 시작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포항 방석항과 주변 해변 탐방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포항 북구 송라면 방석리에서 펼쳐지는 일몰이 아름다운 바다였다. 작은 어촌 마을이라 조용하지만, 여름이면 낚시꾼들이 모여들어 활기가 넘친다.
방석항 주변에는 화진해수욕장과 월포해수욕장이 인접해 있어 걷기에 좋았다. 바닷가를 따라 펼쳐진 돌미역이 특산품으로 알려져 있다.
방패제 벽화와 빨간색 등대는 이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특히 밤에는 조명이 켜지면서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낚시 명당이라 불리는 곳에서는 전어를 잡아보기도 할 수 있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해산물 식당에서 신선한 물고기를 맛볼 수도 있다.
이곳은 무인카페도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카페라서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포항 가볼만한 곳들을 종합해 보는 여행 팁
구룡포 일본가옥거리, 포항 스페이스워크, 호미곶, 방석항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장소들이 있다. 이곳들은 모두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며, 방문 시에는 교통편과 주차 상황을 미리 확인해 두면 편리하다.
특히 드라마 촬영지를 좋아한다면 구룡포와 호미곶이 좋은 선택이다.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풍경은 여행에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바다 전망을 즐기고 싶다면 포항 스페이스워크와 방석항에서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해 보길 권장한다. 바람과 파도 소리, 그리고 광활한 하늘이 주는 자유로운 기분은 잊지 못할 경험이다.
포항의 음식 문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구룡포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특히 유명하며, 방석항 주변에서도 신선한 물고기를 맛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포항은 여름에 폭염과 함께 때때로 강우가 이어질 수도 있으니, 적절한 옷차림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계획을 세워두면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