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동문의 숨은 보석 같은 시장 탐방
제가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건 바다와 산이었지만, 도시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동문시장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8번 게이트에서 시작되는 이 시장은 작은 골목마다 향긋한 냄새가 퍼져 있어 마치 제주만의 풍경을 담아낸 듯하다.
공영주차장을 이용해 차를 세우고 몇 분 걸어 도착하면, 대형 갈치를 비롯해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든 신선한 해산물들이 줄지어 있다. 그곳에서 먹는 물회와 함께 떠오르는 바다 냄새가 마치 여행의 첫 페이지를 여는 듯했다.
이후 지하 1층에 위치한 청년몰을 방문하면, 전통 육개장과 칼국수 같은 한식 메뉴가 새콤달콤하게 조화를 이룬다. 젊은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가게는 그들의 열정이 담긴 작은 노트처럼 반짝인다.
시장 구석구석에는 고기호떡, 오징어 튀김 같은 간식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도르멍 제주 당근과즐’에서 판매되는 감귤과 아몬드가 한 입에 사계절을 맛보게 해준다.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동안 시간은 흐른 듯, 하지만 손에 들고 가는 간식 덕분에 하루가 멋지게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제주에서의 장기 체류를 계획한다면 실제로 식료품을 사서 집으로 가져가는 경험이 더 큰 의미를 준다.
전통주와 청년 창업, 한 번에 즐기는 시장 문화
제주의 전통주는 여전히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사랑받는다. 왕지케양조장에서 시음했던 설홍을 다시 보니 기분이 따뜻해졌다. 동문시장의 매력은 단순히 식품뿐 아니라, 젊은 창업가들이 운영하는 가게와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저는 작은 가방과 모자를 판매하는 부스를 찾아 들렀다. 청년 사장님이 손수 만든 제품을 자랑스러워하며 이야기하시는 모습은 마치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처럼 친근했다.
그들의 창업 여정에 대한 고민도 듣게 되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이 작은 이야기들이 동문시장의 또 다른 풍경이었다.
제주동문의 전통음식, 장춘식당에서 맛보는 갈치조림
이른 아침 8시에 열리는 시장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장춘식당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곳에서 제공되는 기본 반찬은 단순하지만 손길이 가득 담겨 있다.
갈치조림을 주문하면, 국물이 진하고 무와 대파가 풍부해 감칠맛이 배어든다. 두툼한 갈치살의 부드러움과 매콤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고등어 구이는 바삭하면서도 촉촉하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성게 미역국은 깊은 국물에 성게가 가득 들어 있어 제주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장춘식당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조미료와 해산물의 신선함은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 시장을 한 바퀴 돌며 그 풍경을 다시금 감상했다.
오메기떡, 제주 전통 디저트의 원조 아남떡집
제주동문시장의 4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아남떡집은 오메기떡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곳이다. 상표등록증이 부착된 간판에서 그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오메기떡의 크기는 주먹보다 조금 더 커서 한 입 물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팥소와 쑥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디저트로도, 밥반찬으로도 훌륭했다.
특별한 점은 당일 생산 후 바로 판매한다는 원칙이다. 택배를 통해 전국 어디든 발송할 수 있어 여행 중에도 신선함을 유지하며 즐길 수 있다.
아이스팩이 함께 제공되어 이동 시에도 떡의 질감을 잃지 않는다. 이처럼 작은 디저트가 제주도의 정취와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
제주동문시장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방문한 동문시장에서는 신선한 해산물부터 전통 주, 젊은 창업가들의 열정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졌다. 각 부스마다 고유의 이야기가 있었고, 그 속에서 제주도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장춘식당과 아남떡집 같은 전통 가게들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방문객에게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이곳에서 맛본 갈치조림은 한 번 먹으면 잊지 못할 깊이 있는 풍미를 제공했고, 오메기떡의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함은 제주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에 완벽한 마무리를 주었다.
다음번에는 이보다 더 많은 숨겨진 맛집을 찾아 떠나보고 싶다. 동문시장은 언제든지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 자체가 하나의 작은 도시와도 같다.
